기후도 불리한데, 계통까지 꽉 막혀 - 태양광 사업자 희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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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하여 한국은 더이상 짧은 여름장마만 있는 나라가 아니다. 작년과 금년 10월 모두 열흘 이상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다. 한국은 이제 기후 특성상 더이상 태양광발전 효율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나라가 됐다. 여름장마, 가을철 장기간 스콜성 호우와 태풍, 겨울철 폭설과 짧은 일조시간까지, 사계절 내내 태양광 발전에 불리한 기후 삼중고가 태양광 사업의 현실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기후변화로 이미 사업성이 크게 위축된 국내 태양광발전업계가 한전의 잇따른 출력제어 조치로 또한번 타격을 입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 각지의 태양광 발전소들이 ‘출력제어(발전량 제한)’ 조치로 인해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력 계통의 수용 한계로 인해 발전소의 전력 생산이 강제로 차단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은 수익 감소는 물론 사업 지속성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와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25년 들어 출력제어 건수는 전년 대비 약 40% 이상 급증했으며, 특히 제주 지역과 전남 일부 지역에서는 월평균 10회 이상의 출력제어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일부 발전소는 발전 가능 시간의 절반 이상이 차단되는 극단적인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태양광 설비의 급속한 증가에 비해 한전의 계통 인프라 확충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전력 수요가 낮은 시간대에는 공급 과잉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낮 시간대에는 태양광 발전량이 몰리기 때문에 계통 안정 차원에서 출력제어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출력제어가 반복될 경우, 초기 투자 비용이 큰 태양광 발전 사업의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져 신규 투자 유인도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발전사업자는 “하루 평균 4~5시간씩 출력을 제어받는 상황이 계속되면, 금융기관 대출 상환에도 차질이 생긴다”며 “정부가 재생에너지를 장려하면서도 정작 계통 인프라 확충은 뒷전”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발전은 날씨에 좌우되고, 잘 되는 날엔 계통이 부족해 출력을 막는 이중고 상황이 반복되면서, 발전사업자들은 수익성 악화는 물론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한 태양광 발전사업자는 “국가가 재생에너지사업을 권장해서 수억 원 투자해 발전소를 세웠는데, 이제 와서 전기는 받을 수 없다고 한다”며 “이게 사업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전은 “계통 인프라 확충에 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중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 전력 수용량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며 “2026년까지 주요 송전선로 신설과 스마트 계통 제어 기술을 도입해 문제를 해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수년째 출력제어에 시달리는 현장에서는 “그때까지 버티라는 말이냐”며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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