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폭염에 빛난 태양광… "가정용 에어컨 하루 5시간 무료 가동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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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섭씨 37도를 웃도는 이례적인 폭염을 겪는 가운데, 가정용 태양광이 냉방 수요 증가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태양광 발전이 냉방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대와 자연스럽게 맞물리면서 전력망 안정과 가계 전기요금 절감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가 24일(현지시간)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지난 21~22일 영국의 일반적인 주택용 태양광 설비는 하루 평균 약 15kWh의 전력을 생산했다. 이는 3kW급 가정용 에어컨을 약 5시간 동안 가동할 수 있는 수준의 전력량에 해당한다.
현재 영국에는 약 190만 가구가 주택용 태양광을 설치한 것으로 집계된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폭염 기간 동안 매일 약 1천만 시간에 해당하는 에어컨 가동 전력을 태양광으로 충당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발전량은 냉방 외 다른 가전제품에도 사용되지만, 여름철 냉방 수요를 상당 부분 자체 발전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다.
엠버는 태양광과 냉방 수요가 계절적·시간적으로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온이 높아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는 한낮은 태양광 발전량 역시 최고 수준에 도달하는 시간대다. 이에 따라 태양광 보급이 확대될수록 냉방으로 인한 전력망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함께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프랭키 메이요 엠버 영국 선임 에너지·기후 분석가는 "기후변화로 인해 영국 가정에서도 냉방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전기요금 절감과 화석연료 사용 감소를 위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주택용 태양광은 앞으로 여름철 냉방 수요를 충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주택용 태양광 시장은 최근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과 2025년에는 각각 2.5GW 이상의 신규 설비가 설치되며 연간 최대 설치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설치된 전체 물량과 맞먹는 규모다.
특히 최근의 성장세는 과거 발전차액지원제도(FIT)와 같은 대규모 보조금 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에너지 가격 급등과 전기요금 부담이 자가발전 수요를 자극하면서 시장이 자생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 개발도 동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 정부의 차액계약(CfD) 제도를 통해 현재까지 약 854MW가 운영 중이며, 2030년대 초반까지 추가로 10GW 이상이 건설될 예정이다.
태양광 발전 확대는 실제 발전량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은 올해 상반기에만 태양광 최대 출력 기록을 11차례 경신했으며, 지난 5월에는 역대 최고 월간 태양광 발전량도 새롭게 기록했다.
엠버는 앞으로 가정용 배터리 보급이 확대될 경우 태양광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낮 동안 생산한 전력을 저장해 저녁 시간까지 활용하면 냉방 효율과 경제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영국 전력시장에서는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시간대에 전력 소비를 늘리는 소비자에게 보상을 지급하는 '수요 유연성 서비스(Demand Flexibility Service)'도 도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태양광을 보유하지 않은 가구도 전력 사용 시점을 조정하는 것만으로 전기요금 절감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분석은 폭염이 기후위기로 인해 점차 일상화되는 상황에서 태양광이 단순한 친환경 발전원을 넘어 냉방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핵심 분산형 에너지 자원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냉방 수요와 발전량이 동시에 증가하는 특성은 태양광이 여름철 전력 피크 부담을 완화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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