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양광은 사상 최초로 석탄을 넘어섰는데 - 한국은 '햇빛소득마을'만으로 속도를 낼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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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태양광 발전설비가 사상 처음으로 석탄발전 설비용량을 넘어섰다.
2026년 7월 말 기준 중국의 태양광 누적 설비용량은 약 1,286GW로 석탄발전의 약 1,285GW를 넘어섰다.
이는 단순한 숫자의 변화가 아니다.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인 중국에서 태양광이 석탄과 맞먹는 수준의 발전설비를 확보했다는 것은 글로벌 에너지산업의 주도권이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반면 한국 정부는 주민이 태양광 발전사업에 참여하고 그 수익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햇빛소득마을’을 재생에너지 확대의 주요 정책 가운데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2026년 햇빛소득마을을 500개 이상 선정하고, 2030년까지 2,500개 이상의 마을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선정된 마을에는 금융·부지·인허가 등 종합적인 지원도 제공한다. 정책 방향 자체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햇빛소득마을 중심의 정책만으로 중국 등 다른 국가와 비슷한 속도의 태양광 확대가 가능한가?”
햇빛소득마을은 분명 장점이 있다. 태양광 발전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주민에게 돌려줌으로써 재생에너지에 대한 주민 수용성을 높이고, 농촌과 인구감소지역의 새로운 소득원을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정부의 2026년 1차 공모에는 전국 11개 시·도, 61개 시·군에서 129개 마을이 신청했다. 짧은 공모기간에도 상당한 관심이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주민참여형 사업은 태생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 주민 설명과 동의, 협동조합 구성, 부지 확보, 자금 조달, 계통연계 검토, 인허가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재 햇빛소득마을 참여를 위해서는 마을총회와 주민 동의, 협동조합 구성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 사업 시행 과정에서도 발전사업허가, 공사계획신고, 시공, 사용전검사, 계통연계 등의 절차가 이어진다. 즉, 햇빛소득마을은 ‘주민이 함께하는 좋은 태양광 사업 모델’이 될 수 있지만, 이것을 국가 전체의 태양광 보급 확대를 위한 유일한 엔진으로 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중국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는 사업 규모와 접근 방식이다. 중국은 마을단위가 아니라 국가시스템으로 움직였다. 중국의 태양광 확대는 특정 지역이나 특정 주민사업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부터 산업단지, 공장 지붕, 상업시설, 농촌 분산형 발전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태양광을 동시에 확대해왔다.
여기에 모듈·인버터 등 제조업 경쟁력, 대규모 금융, 전력망 투자, 송전 인프라, ESS 확대 등이 결합됐다. 결국 중국은 태양광을 단순한 ‘발전사업’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산업 전체의 전환 프로젝트로 접근한 셈이다. 중국이 태양광 1,286GW 시대를 만든 것은 수많은 개별 사업자가 동시에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정책도 이제는 이 두 가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주민참여형 태양광이다. 햇빛소득마을처럼 주민이 직접 발전사업에 참여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모델은 계속 확대해야 한다. 둘째는 국가 전체의 태양광 보급을 책임지는 대규모 시장이다. 민간사업자, 기업, 공공기관, 산업단지, 유휴부지, 공장 지붕, 주차장, 농촌지역 등 가능한 모든 공간에서 태양광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문제는 현재 정책이 주민참여와 지역수용성에 지나치게 무게를 둘 경우, 실제 발전소를 개발하고 건설할 수 있는 민간사업자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주민참여형 태양광과 민간 태양광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서로 다른 역할을 해야 한다. 햇빛소득마을은 주민수용성을 높이는 정책으로 발전시키고, 민간 태양광은 산업 경쟁력과 보급 속도를 담당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2030년까지 2,500개 이상의 햇빛소득마을을 만든다는 목표는 상징성이 크다. 하지만 2,500개 마을이 만들어진다고 해서 중국과 같은 수준의 태양광 확대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마을의 숫자가 아니라 실제 설치되는 발전용량과 발전량이다. 정부의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서도 2030년까지 주민참여형 햇빛소득마을 216개소, 282MW 보급 계획이 제시돼 있다. 282MW라는 숫자를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중국이 1,286GW의 태양광 설비를 확보한 상황에서 한국의 태양광 확대 전략이 소규모 주민참여 사업에만 집중된다면 양국의 보급 속도 격차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한국과 중국의 국토·전력시장·산업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한 숫자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태양광을 얼마나 빠르게 확대해야 하는가라는 관점에서는 분명한 시사점이 있다.
한국 태양광 시장이 앞으로 고민해야 할 것은 단순하다. “누가 발전사업자가 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발전소가 더 빠르게 착공될 수 있는가?”다. 이를 위해서는 인허가 기간 단축, 계통연계 확대, 유휴부지 발굴, 산업단지 태양광 확대, 주차장·공공시설 태양광 확대, 농촌지역의 합리적인 개발 기준 마련, ESS와 전력망 확충 등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특히 태양광 발전사업자가 사업을 준비한 이후에도 계통연계와 각종 인허가 문제로 장기간 대기하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아무리 좋은 보급 목표를 세워도 실제 설치량은 따라가기 어렵다.
중국 태양광의 석탄 추월은 한국에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한국은 태양광을 복지사업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국가 에너지산업으로 볼 것인가?” 햇빛소득마을은 주민에게 태양광 수익을 돌려주는 중요한 정책이다. 그러나 태양광 산업 전체를 햇빛소득마을이라는 하나의 틀 안에 넣어서는 안 된다. 주민참여형 사업은 주민참여형 사업대로 확대하고, 민간사업자는 민간사업자대로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공부문은 유휴부지와 공공시설을 제공하고, 정부는 금융과 인허가·전력망을 지원하며, 민간은 개발과 시공·운영을 담당하는 역할 분담도 필요하다. 중국이 태양광 1,286GW를 만든 힘은 하나의 정책이 아니라 수많은 사업이 동시에 움직였다는 데 있다. 한국도 이제 ‘햇빛소득마을 몇 곳을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2030년까지 대한민국의 태양광을 몇 GW까지, 얼마나 빠르게 확대할 것인가.”
중국의 태양광이 석탄을 넘어선 지금, 한국 태양광 정책이 답해야 할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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