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점검] 1000MW 공고했지만 결과는 46MW…정부, 또 태양광 입찰 상한가 낮췄다...현실 외면한 경쟁입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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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외면' 확인됐는데도 가격만 더 내렸다…현실 외면한 경쟁입찰 논란
정부가 2026년도 제1차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을 공고했다. 공고 물량은 지난해와 같은 1,000MW 수준이다. 그러나 입찰 상한가격은 147.686원/kWh로 지난해보다 약 5% 인하했다.
정부는 태양광 균등화발전비용(LCOE) 하락과 시장 여건을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부가 정작 시장이 보내온 명확한 신호는 외면한 채 가격 인하만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가장 큰 근거는 지난해 입찰 결과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약 1GW 규모의 경쟁입찰을 실시했지만 실제 선정된 용량은 불과 46MW 수준에 그쳤다. 공고 물량의 약 4.6%만 계약이 성사된 것이다. 사실상 입찰 자체가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의 결과였다.
이는 태양광 사업자들이 경쟁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시장에서는 이미 제시된 계약단가로는 금융비용과 운영비, 계통접속 지연 위험 등을 감안할 때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번 입찰에서 시장의 반응을 반영하기보다 오히려 상한가격을 추가로 5% 낮췄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태양광 보급 실적과 입찰 수요를 고려해 올해 공고 용량을 1,000MW 내외로 유지하고 상한가격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탄소검증모듈 우대가격도 1등급 16원/kWh, 2등급 7원/kWh로 일부 상향 조정했다. 정부는 국내 산업과 공급망 기여도를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우대가격 인상보다 기본 계약단가 하락의 영향이 훨씬 크다고 보고 있다.정부는 올해 5월 발표한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서도 태양광 계약단가를 단계적으로 낮추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발전원가를 지속적으로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정부가 가정하는 원가와 실제 현장의 원가 사이의 간극이다. 최근 모듈 가격은 하락했지만 금융비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계통접속 지연으로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발전을 시작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여기에 REC 가격 약세와 유지관리 비용까지 고려하면 정부가 제시하는 계약가격으로는 투자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목소리다.
실제로 지난해 결과는 이러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정부는 1GW를 공고했지만 시장은 46MW만 선택했다. 이는 가격이 조금 높아서가 아니라 현재의 입찰 구조 자체가 시장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런데도 정부는 실패 원인을 분석해 제도를 손보기보다 계약단가부터 다시 낮추는 방식을 선택했다. 시장에서는 "현장의 신호를 읽지 못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국정과제로 제시하면서도 실제 지원제도에서는 지속적으로 가격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보급 확대를 강조하면서 투자수익은 줄이는 모순된 정책이 동시에 추진되는 셈이다.
태양광 시장은 이미 숫자로 답을 내놓았다.
1GW를 모집했지만 46MW만 계약된 지난해 입찰 결과는 단순한 흥행 실패가 아니라 현행 경쟁입찰 제도의 한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상한가격을 낮춘 이번 공고는 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라기보다 정부가 설정한 목표가격을 맞추기 위한 행정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입찰 결과가 정부 정책의 현실성을 다시 한 번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만약 올해 역시 참여가 저조하거나 선정 규모가 공고 물량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면, 문제는 태양광 산업이 아니라 시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제도 설계에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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