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호남 수백조원 투자 검토…재생에너지 기반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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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전남 지역에 수백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검토되던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넘어 전공정 팹(Fab) 건설까지 포함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국내 반도체 산업의 입지 재편과 재생에너지 기반 산업 생태계 조성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호남권에 최소 200조원 이상, SK하이닉스는 이를 웃도는 규모의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호남에는 수백조원 규모의 대형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될 전망이다.

이번 투자 논의는 당초 예상됐던 패키징 공장 수준을 넘어 핵심 생산시설인 전공정 팹 건설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반도체 전공정은 웨이퍼에 회로를 형성하는 핵심 제조 공정으로, 투자 규모와 생산 유발 효과, 고급 인력 수요 측면에서 후공정보다 경제적 파급력이 훨씬 크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계획했던 일부 팹을 호남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이해관계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투자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재생에너지 활용 측면에서 이상적인 산업 입지 모델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전력을 24시간 안정적으로 소비하는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산업이다. 동시에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은 공급망 전반에 걸쳐 RE100 등 탄소중립 기준을 강화하고 있어, 반도체 제조기업 역시 저탄소 전력 확보가 기업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상황이다.
광주·전남은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과 풍력 발전 잠재력을 보유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향후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단지와 송전망 확충이 함께 이뤄질 경우 반도체 공장에 상대적으로 친환경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된다. 이는 단순히 공장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차원을 넘어, 산업과 재생에너지 공급 기반을 함께 설계하는 새로운 산업정책 모델로 평가받는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균형발전 정책과도 방향이 맞닿아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첨단 제조업을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분산시키면 국가 전력망 운영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이라는 세 가지 정책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모리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 전망도 투자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첨단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향후 생산능력 확대는 불가피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신규 생산시설을 재생에너지 기반 지역에 구축하는 것은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반도체 산업뿐 아니라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규모 전력 수요처가 재생에너지 생산지역에 입지할 경우 계통 운영 효율성이 높아지고, 출력제어 완화와 신규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AI 시대에는 반도체 경쟁력과 친환경 전력 확보가 사실상 하나의 과제가 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호남에 첨단 제조업을 유치하는 것은 산업 경쟁력과 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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