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공기업 5사 하나로 합친다…‘한국발전’ 2027년 10월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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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GW 발전설비 보유한 글로벌 톱10급 발전사 탄생
본사 인력 600명 지역재생에너지본부로…태양광·풍력 사업 전담
재생에너지·ESS 대규모 통합 개발…석탄발전 폐지와 ‘정의로운 전환’ 추진
한국남동발전과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발전공기업 5사가 하나의 회사로 통합된다. 통합법인의 명칭은 ‘㈜한국발전’이다. 정부는 특별법 제정과 사전 통합작업을 거쳐 2027년 10월 1일 공식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발전공기업 체제가 5개 회사에서 단일 회사로 재편되면서 국내 발전산업 구조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새로 출범하는 한국발전은 기존 화력발전 중심의 발전공기업 역할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 확대와 석탄발전 폐지를 동시에 추진하는 에너지전환의 핵심 공기업 역할을 맡게 된다.
현재 발전 5사가 보유한 발전설비는 약 53GW다. 통합이 완료되면 발전설비 기준 중국을 제외하고 세계 8위, 중국을 포함하면 세계 14위 수준의 대형 발전회사가 탄생한다.
정부가 발전 5사 통합에 나선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에너지전환에 필요한 자본과 인력의 집중이다. 현재는 5개 발전공기업이 각각 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면서 투자와 조직이 분산돼 있다. 이를 하나로 묶어 대규모 재생에너지 사업의 투자와 개발 능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조직도 이에 맞춰 바뀐다. 한국발전 본사는 재생에너지본부, 정의로운전환본부, 안전기술본부, 기획관리본부 등 4개 본부 체제로 구성될 예정이다.
현재 발전 5사의 5사장·5감사·10상임이사 체제는 1사장·1감사·4상임이사 체제로 축소된다. 5개 회사 본사의 합산 인력 약 2,400명 가운데 1,800명 정도가 통합본사에서 근무하고 나머지 600명은 새로 만들어지는 지역재생에너지본부에 배치된다.
특히 지역재생에너지본부의 역할이 주목된다.
정부는 전국에 3~4개의 지역재생에너지본부를 신설해 태양광과 육상풍력 등 지역 단위 재생에너지 사업을 전담하도록 할 계획이다. 지역별 입지와 주민 수용성 등을 고려해 사업을 발굴하고 개발하는 재생에너지 거점조직으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향후 석탄발전소 폐지가 진행되면 지역재생에너지본부가 추가로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석탄발전 부문의 인력과 기능을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옮기는 구조다.
기존 지역 화력발전본부는 당분간 현재 체제를 유지한다. 발전소의 안정적인 운영과 현장 안전을 고려한 조치다. 다만 석탄발전소가 단계적으로 폐지되면 해당 인력을 재배치하고 지역별 재생에너지 사업 확대와 연계할 방침이다.
통합에 따른 규모의 경제도 추진한다. 발전 5사가 개별적으로 수행하던 연료구매와 발전설비 투자를 일원화하고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도 대규모로 통합 개발한다.
재생에너지 사업의 대형화는 앞으로 한국발전의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해상풍력처럼 막대한 자본과 장기간의 개발기간이 필요한 사업은 물론 태양광과 육상풍력, ESS 사업에서도 통합회사의 자본력과 사업개발 능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발전원가를 낮추고 장기적으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석탄발전 폐지에 따른 ‘정의로운 전환’도 한국발전의 주요 임무로 설정됐다. 발전공기업이 운영해온 석탄발전소가 순차적으로 폐지되면서 발생하는 인력 재배치와 지역경제 문제를 개별 발전사가 아닌 통합회사가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통합본사 소재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현재 발전공기업의 위치와 석탄발전 폐지에 따른 지역 영향, 근로자의 정주여건 등을 고려하고 2차 공공기관 이전 정책과 연계해 결정할 방침이다.
통합을 위한 법적 절차도 시작된다. 정부는 발전 5사 통합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특별법에는 한국발전 설립 근거를 비롯해 기존 발전공기업의 권리와 의무 승계, 고용계약 승계, 합병 절차 간소화, 조세 부담 완화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통합 과정에서 기존 직원들의 고용은 승계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발전 5사가 각각 사용하고 있는 회계와 인사, 정보기술 시스템 등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
정부는 9월 중 통합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사전 통합작업에 착수한다. 이후 특별법을 토대로 통합 절차를 진행해 2027년 9월 법인 설립등기와 임원 선임을 마치고 같은 해 10월 1일 한국발전을 공식 출범시킨다는 목표다.
발전공기업 통합은 단순한 공공기관 숫자 줄이기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2001년 한국전력 발전부문 분할 이후 유지돼온 발전산업 구조 자체가 바뀌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53GW의 발전설비와 대규모 자본, 인력을 가진 통합 발전공기업이 재생에너지 사업의 전면에 나선다는 점에서 태양광과 풍력 등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앞으로 관건은 ‘통합’보다 통합 이후의 방향이다. 석탄발전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발전공기업의 자본과 인력이 실제 태양광과 풍력, ESS 등 재생에너지 분야로 얼마나 빠르게 이동하느냐에 따라 한국발전의 성격도 달라질 수 있다.
2027년 출범하는 한국발전이 단순히 세계적인 규모의 거대 발전공기업에 머물 것인지, 국내 에너지전환을 주도하는 재생에너지 공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인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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