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S 역사 속으로…장기계약시장 전환, 기존 태양광 사업자 반발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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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부터 신규 태양광·풍력 경쟁입찰 방식으로 일원화
기존 REC 최대 20년 발급…현물시장 2029년 말까지 유예
소규모 발전사업자 위한 별도 계약시장도 운영
국내 재생에너지 보급 체계가 15년 만에 전면 개편된다. 2012년 도입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정부 경쟁입찰을 통한 장기 고정가격 계약시장으로 재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현행 RPS를 경쟁입찰 기반의 계약시장 제도로 일원화하는 내용의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개정법률이 9월 15일 공포됐다고 밝혔다. 개정법은 지난 8월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REC 시장에서 정부 주도 계약시장으로
이번 개편의 가장 큰 변화는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수익구조다.
기존 RPS에서는 공급의무자가 일정 비율 이상의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하고 발전사업자가 발급받은 REC를 거래하는 구조가 중심이었다. 정부는 이 제도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는 기여했지만 REC 가격 변동에 따른 사업수익의 불확실성과 복잡한 거래구조 등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판단했다.
내년부터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는 발전원별 계약시장에서 경쟁하게 된다. 정부가 상한가격을 제시하면 사업자들이 그 범위 안에서 입찰하고 낙찰된 발전소는 한국전력과 장기 고정가격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한다.
정부는 장기간 가격을 고정함으로써 발전사업자의 수익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프로젝트 금융조달 가능성, 이른바 ‘뱅커빌리티(bankability)’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비용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가격만으로 낙찰자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점도 눈에 띈다. 입찰 과정에서 국내 산업과 공급망, 에너지 안보 기여도 등을 비가격 평가 지표에 반영할 계획이다. 발전공기업 등 공공기관과 민간 발전사에는 설비용량을 기준으로 보급의무자와 목표관리대상자 지위를 부여해 국가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와 연계한다.
기존 사업자 반발 우려
재생에너지 시장의 중심축은 이제 REC 거래에서 정부 경쟁입찰을 통한 장기 고정가격 계약으로 이동한다. 2012년 시작된 RPS 체제가 사실상 막을 내리고 정부가 물량과 가격, 산업정책을 결합해 재생에너지 보급을 관리하는 새로운 시장이 출범하는 것이다.
문제는 전환 과정이다. 정부는 기존 사업자에 대해 REC를 원칙적으로 최대 20년간 계속 발급하고 현물시장도 2029년 말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소규모 발전사업자를 위한 별도 계약시장도 마련한다. 급격한 시장 충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다.
그러나 정부가 경쟁입찰을 통해 재생에너지 구매가격을 지속적으로 낮추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한 만큼 발전사업자들의 수익성 하락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 역시 상한가격 내 경쟁을 통해 전력 구매가격을 낮추는 것을 이번 제도 개편의 기대효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중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는 대규모 사업자보다 금융비용과 운영비 부담에 민감하다. 계약가격이 실제 발전원가와 금융비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경우 신규 투자 위축은 물론 기존 사업자의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수익 감소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발전사업자들이 시장에서 이탈하거나 신규 투자를 포기하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결국 계약시장 전환의 성패는 단순히 재생에너지 가격을 얼마나 낮추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사업자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을 형성하면서도 정부가 목표로 하는 보급량을 실제 시장에서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가격 인하가 사업자 이탈로 이어져 재생에너지 보급 자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면 제도 개편의 취지가 오히려 흔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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