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혼소 중단', 남부발전은 '계속'… 탈석탄 역행 삼척 혼소발전, 시민 300명 공익감사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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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니아 배출량 대신 '농도'로 판단… 기후부 의견청취 없이 넘어간 환경영향평가
블루암모니아 '생산 참여'→그린암모니아 '단순 구매'…입찰평가전제 바뀌었는데 계약 그대로
경제성 B/C 0.55에 사업비 180억 원 증가…운영 기간 줄면 경제성 더 악화
정부는 ‘2040년 탈석탄'을 국정과제로 내걸고 지난해 탈석탄동맹(PPCA)에도 가입했다. 그런데 한국남부발전은 2043년까지 석탄을 태우는 혼소 발전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에 시민 300여 명이 이 사업이 제대로 검토됐는지 따져 달라며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기후솔루션, 삼척석탄발전반대투쟁위원회, 충남환경운동연합은 5일 서울 삼청동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척빛드림본부 석탄-암모니아 혼소 발전사업에 대한 공익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감사 대상은 사업자인 남부발전과 계약을 관리·감독하는 전력거래소다.
'혼소'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여전히 석탄을 80%나 태우는 방식은 정부의 2040 탈석탄 계획과 모순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혼소 발전을 청정수소발전시장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고 관련 연구개발 지원도 중단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혼소 중단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지난달 26일 국정감사에서는 이 사업이 2040년 탈석탄 계획과 충돌한다고 인정하고 계약의 위법사항 등을 살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유영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상업운전이 2년이나 남은 지금이 이 사업을 멈출 수 있는 가장 빠른 때"라고 강조했다.
인프라는 80%, 발전설비 개조는 제자리
남부발전은 2024년 5월 공고된 전력거래소의 청정수소발전시장 경쟁입찰에서 삼척빛드림본부 발전기 1기(1,022MW)를 석탄 80%, 암모니아 20% 혼소 발전기로 개조하는 계획으로 낙찰됐다. 같은 해 12월 30일 계약을 맺었고, 2028년 11월 상업운전부터 15년간 판매처와 가격을 보장받는다.
암모니아 저장탱크·하역부두 등 인프라는 2022년부터 정부 지원사업으로 추진돼 올해 8월 말 기준 약 80% 진행됐다. 반면 발전설비 개조는 공사 계약이 계속 지연돼 아직 체결되지 않았고, 인허가 신청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배출량 대신 '농도'로 판단한 환경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은 사업계획 변경으로 오염물질 배출량이 30% 이상 늘면 기후부 장관의 의견을 듣도록 한다. 세 단체에 따르면 남부발전은 2023년 사업계획을 바꾸면서 암모니아 '배출량'은 산정하지도 않은 채 '농도값'으로만 판단해 의견청취를 건너뛰었다. 농도값의 근거도 일본 미즈시마 2호기 실증 하나뿐인데, 이 설비는 156MW에 혼소율 0.6~0.8%로 삼척(1,022MW, 20%)과 규모·조건이 크게 다르다. 세 단체는 위법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위법 소지가 있다며 "배출량과 농도값은 같은 의미가 아니므로 법에 따른 '배출량'을 기준으로 재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착공 지연과 바뀐 연료조달, 계약관리는 제대로 했나
입찰 공고문은 계약 후 18개월(이 사업은 2026년 6월 30일)까지 총투자비의 30% 이상을 집행하지 못해 정상 이행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계약을 해제·해지할 수 있게 했다. 세 단체는 전력거래소가 이 시점에 실제 집행액과 지연 원인을 확인했는지 감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료조달 계획도 바뀌었다. 남부발전은 입찰 때 삼성E&A가 사우디아라비아 SAN-6 프로젝트에 생산 단계부터 참여하는 블루암모니아 조달을 제안했다. 그러나 SAN-6가 지연되자 올해 삼성물산을 통해 인도 릴라이언스의 그린암모니아를 15년간 연 33만 톤 구매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의 생산 참여를 따지는 입찰 평가 '에너지안보' 항목에서 단순 구매는 0점이다. 운영규칙은 입찰 제안과 실제 사업 내용이 달라지면 계약 해제·해지 사유로 본다. 세 단체는 전력거래소가 이 변경을 언제 알았는지, 입찰 점수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2040년 탈석탄인데 계약은 2043년까지
계약대로라면 혼소 발전기는 2043년 10월까지 돌아가지만, 탈석탄 일정을 따르면 약 3년 앞서 멈춰야 한다. 사업성도 이미 낮다. 경제성을 보여주는 B/C는 당초 0.55로 기준인 1에 크게 못 미치고, 재무적 수익성을 나타내는 PI도 1.00에 그친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따르면 개조공사 계약과 연료 도입이 늦어지면서 인프라 유지보수비가 늘어 총사업비도 약 180억 원 증가했다.
세 단체는 기자회견문에서 "정책 변화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채 사업의 타당성을 평가하는 것은 사업 추진의 타당성 악화를 숨기려는 눈속임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이날 성원기 삼척석탄발전반대투쟁위원회 공동대표는 정부가 이미 혼소 정책을 폐기했다며 "폐기한 정책을 검증하기 위한 실증사업은 국고낭비이며 자가당착"이라고 말했다. 그는 "석탄화력 유해 물질 배출로 고통받고 있는 삼척 시민의 이름으로" 사업 철회를 위한 철저한 감사를 요구했다.
조순형 충남환경운동연합 에너지전환 팀장은 충남에서도 신보령·당진·태안화력 6기의 혼소 계획이 정책 전환과 함께 철회됐다며 “2040 탈석탄과 충돌해서 충남에서 접힌 사업이 삼척에서는 왜 계속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세 단체는 이날 남부발전에는 사업의 즉각 중단을, 기후부에는 사업 재검토를, 감사원에는 전력거래소가 관리·감독 의무를 다했는지에 대한 엄정한 감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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