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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일루의 시선] 한국에너지공단 RPS 설비 등록 지연의 참사- 손해는 오롯이 국민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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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일루 기자
2025-09-29 10:0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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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멈추지 않는다. 매일 아침 똑같이 빛은 쏟아지고 모듈은 그 빛을 전기로 바꾼다. 인버터는 소음을 내며 돌아가고 전력은 송전망을 타고 흘러간다. 그러나 이 모든 흐름이 하나의 문서와 전산 절차 앞에서 가로막힌다. 태양광 사업자들이 오늘날 가장 많이 토로하는 현실은 간단하다. 


“발전은 했으나 수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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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공단의 시계가 멈춘 탓이다.


공단은 법정 처리기간을 정해두었다. 설비확인은 30일, 보완이 있더라도 50일. 그러나 이 규정은 선언일 뿐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는다. 실제 사업자들은 한 달, 두 달을 넘어 반년 가까이 기다린다. 발전소는 이미 준공되어 전기를 생산하고 있지만 REC는 발급되지 않는다. 전력 판매 수익은 전산상의 지연으로 묶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사업자에게 전가된다.


공단은 말일마다 같은 안내문을 내놓는다. “접수가 몰리면 전산이 지연될 수 있으니 미리 제출하라.” 그러나 이 문구는 개선이 아니라 면피에 불과하다. 매년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데도 전산 인프라 강화나 절차 간소화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공단은 스스로 '시스템 처리 지연'을 FAQ에 적어두며 문제를 기정 사실화한다. 행정 기관이 문제를 알면서도 방치하는 것, 그것이 사업자들을 분노하게 만든다.


피해는 실제 사례로 드러난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모 씨는 500kW급 발전소를 인수했다. 계약금까지 치르고 사용전 검사도 완료했지만, 설비 등록 절차가 지연되면서 3개월 동안 REC를 받지 못했다. 발전기는 돌고 전기는 팔리고 있었지만 그는 수익을 한 푼도 챙기지 못했다. 그는 스스로를 ‘유령 사업자’라 불렀다.


다른 사업자의 사례도 있다. 임야에 지은 발전소가 준공검사 필증 제출 기한을 맞추지 못해 REC 발급이 막혔다. 설비는 정상적으로 전력을 생산했지만 단지 행정 절차 하나가 모든 수익을 차단했다. 은행은 사정을 고려하지 않았다. 사업자는 이자를 내면서도 소득은 제로였다. 금융 기관은 오히려 추가 담보를 요구했고 그는 신용불량의 문턱까지 내몰렸다. 태양광은 빛을 받아도 돈을 만들지 못했고 사업자는 끝내 빛을 등지고 고개를 숙였다.


이런 사례는 전국에 걸쳐 반복된다. 강원도의 한 사업자는 발전량을 기록하는 모니터를 보며 매일 자책했다. “오늘은 250kWh를 생산했는데, 이게 다 공중으로 사라진 것 같다.” 발전량은 차곡차곡 쌓였지만 계좌는 비어 있었다. 행정 지연은 발전기를 멈추게 하지 않았지만 사업자의 의지를 꺾고 신뢰를 갉아먹었다.


문제의 본질은 책임 전가다. 기관은 처리기간을 지키지 못해도 책임지지 않는다. 전산 폭주 공지는 반복되지만 시스템 확충은 없다. 보완 요구는 끝없이 늘어나고 서류는 꼬리에 꼬리를 물며 지연된다. 피해는 사업자와 투자자에게 집중된다. 금융은 냉각되고 투자자는 리스크를 우려해 발을 뺀다. 제도는 종이 위에서만 완벽하고 현실에서는 무너진다.


더 큰 불확실성도 있다. 정부는 RPS 제도를 입찰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과도기에는 현행 제도와 입찰제가 병행되는데, 이로 인해 지침과 규정은 수시로 바뀐다. 사업자는 하루가 멀다 하고 공단의 공지를 확인하지만 해석은 모호하고 기준은 자주 뒤집힌다. 등록 지연과 제도 혼란이 겹치면서 태양광은 안정적 투자처가 아니라 불안정한 도박판이 되고 있다.


태양광은 국가 에너지 전략의 핵심 축이다. 그러나 집행 기관이 스스로 세운 시간 약속조차 지키지 못한다면 재생에너지 확대는 공허한 구호일 뿐이다. 피해자는 오늘도 묻는다.


“누가 이 지연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가?”


그 답은 명확하다. 사업자와 투자자, 그리고 재생에너지를 믿고 참여한 시민이다.


이제 공단은 변명과 경고문이 아니라 실질적 개선을 내놓아야 한다. 전산 시스템은 성능으로 증명해야 하고 행정 절차는 권위가 아니라 시민의 투자를 지키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발전은 했으나 수익이 없다는 비극이 반복된다면 재생 에너지 전환은 실패로 기록될 것이다. 태양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신뢰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오늘도 빛은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 빛이 사업자의 손에 닿기 전에 사라진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어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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